제주는 렌터카가 필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. 맞는 말이지만, 렌터카 없이 오히려 더 깊이 제주를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. 두 번째 제주 편에서는 걷고 버스 타며 발견한 장소들과, 관광객 식당보다 훨씬 나은 로컬 맛집 찾는 법을 정리합니다.

1. 올레길 — 제주의 진짜 속도
제주 올레길은 26개 코스, 총 437km입니다. 렌터카로 빠르게 스치는 제주가 아니라 돌담길, 오름 옆 밭, 해안 절벽 위를 두 발로 걷는 제주입니다. 처음이라면 7코스(서귀포 월평~외돌개)나 10코스(화순~모슬포)를 추천합니다. 7코스는 황우치 해변의 기막힌 조망이 있고, 10코스는 마라도를 바라보며 걷는 구간이 포함됩니다. 올레 패스포트를 구입해 각 코스 시작·종점에서 스탬프를 찍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됩니다.

2. 함덕 서우봉 해변 — 에메랄드빛 얕은 바다
제주 동쪽 함덕 해변은 협재와 함께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로 꼽히지만, 협재보다 덜 붐빕니다. 특히 서우봉 능선을 30분 정도 올라가면 해변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나오는데, 에메랄드빛 얕은 바다와 흰 모래의 조합이 제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 중 하나입니다. 일몰 1시간 전에 서우봉 정상에 올라 해가 지는 것을 보고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합니다.

3. 제주시 오일장 — 현지 제주의 냄새
매월 2일·7일·12일·17일·22일·27일, 끝자리가 2와 7인 날에 제주시 동문 근처에서 오일장이 열립니다. 제주 감귤, 흑돼지, 말고기, 옥돔, 제주산 나물이 쌓인 노점 사이를 걷다 보면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제주의 일상이 보입니다. 특히 아침 일찍 가면 어르신들이 직접 키운 것들을 가져와 파는 작은 좌판이 있습니다. 시장 안 국밥·순대·빈대떡도 저렴하고 맛있습니다.

4. 로컬 맛집 찾는 법
제주 관광지 맛집 대부분은 줄이 길고 가격이 비쌉니다. 현지인 맛집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. 첫째, 숙소 주인에게 묻기. "근처에서 현지 사람들이 가는 식당이 어디예요?"라는 한 마디로 충분합니다. 둘째, 주차장을 보기. 관광버스가 없고 렌터카 번호판(제주 차량은 다른 번호 체계)보다 도내 번호판이 많은 식당이 진짜입니다. 흑돼지는 연동 이면도로 쪽 허름한 가게가 대체로 낫습니다.

실전 일정 (1박 2일 기준)
• 1일차: 오일장(날짜 맞으면) → 함덕 서우봉 → 해안도로 드라이브·버스
• 2일차: 올레길 7코스 일부 → 서귀포 외돌개 → 이중섭 거리

알아두면 좋은 팁
• 제주 공항버스(600번대)로 함덕·성산 방면 이동 가능 — 렌터카 없어도 주요 동쪽 해안 커버됨
• 올레길 도보 중 편의시설 드문 구간 있으니 물·간식 챙겨야 함
• 제주 오일장 날짜: 끝자리 2·7일 (3월 27일이면 해당, 4월 2일도 해당)
• 3~4월 유채꽃, 10월 억새가 제주 올레의 하이라이트 시즌
본문 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한 원본입니다.